인공 지능이 연일 화제다. 인간만이 창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인공 지능은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, 모든 면에서 인간을 대체하고 있다. 편리에 앞서 불안해진다. 그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. 어떻게 해야 내 고유의 능력을 발휘하고 지켜갈 수 있을까. 기계가 하지 못하는 것, 아무리 방대한 정보를 순식간에 직조해도 짜내지 못하는 그 무엇, 그것을 찾아야 한다.
비오는 날 엄마 없는 아기 고양이 한마리를 보고 발을 동동 구르는 마음, 친구의 힘든 이야기에 가만히 어깨를 툭툭 쳐주는 마음, 봄이 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꽃이 필 때 함께 피는 마음, 바로 그 마음에 답이 있다. 사람만이 지니는 다정한 온기, 감성이다. 감성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우리는 살면서 그것이 내 안에 있다는 걸 잊었다. 때론 무시했다.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강해야 해, 감성은 사치야, 앞만 보고 달려도 뒤쳐질 판에 말랑한 심장은 도움이 안돼! 우리는 그렇게 강한 사회인이 되어갔다.
그런데 강하다는 건 무엇일까. 일을 잘하고 리더가 되고 계속 일을 잘해도 결국 언젠가 약해지는 게 인간의 모습인데 우리는 계속 강강강으로만 살아온 것 같다. 마치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약점이 노출되어 공격받는다고 여겼는지 몰랐다. 인류학자 마가렛 미드는 인류 문명의 시작을 부러졌다 붙은 흔적이 있는 정강이뼈라고 말했다.
동물의 세계에서 다쳤다는 건 곧 죽음을 의미하지만, 부러졌다 다시 붙은 뼈는 누군가 도왔음을 의미한다. 누군가 힘들 때 그 아픔을 공감하고 도와주는 것, 그게 진짜 문명이라는 것이다.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과연 함께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나. 모든 걸 경쟁하고 비교하는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더러 동료도 잃고 친구도 잊어버렸다. (전체 보기)